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사태가 대한민국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예상치 못한 인물이 국민적 지지를 얻고 있다. 바로 한국사 '일타 강사'로 명성을 떨친 전한길 강사다.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서 그의 존재감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지난 1일 부산역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서 경찰 추산 1만5000명,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전한길 강사는 "비상계엄은 언론의 편파 보도와 헌법재판소의 실체를 알게 한 계몽령"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108명의 의원을 모아도 전한길 한 사람만큼 국민에게 울림을 주지 못한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개인적 차원’이라는 이유로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설 연휴 이후 서울구치소를 방문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통령 접견을 ‘당이 아닌 개인적 차원’이라고 애매하게 표현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여론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넘어섰으며, 이는 국민의힘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국민의힘이 정권 재창출을 원한다면 당이 하나가 되어 윤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탄핵 반대 운동의 최전선에 선 인물은 정치인이 아니라 역사 강사다. 전한길 강사는 기존 언론이 감춰왔던 진실을 알리는 촉매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2030 세대가 기존 언론이 감추려 했던 진실을 유튜브와 SNS를 통해 먼저 알게 되었고, 누군가 이를 대변해야 했기에 자신이 나섰다"고 말했다. 이는 전통 미디어의 신뢰도가 붕괴되고, 새로운 미디어가 대체 역할을 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특히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탄핵 사태 해결보다 조기 대선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하는 등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나경원 의원의 말처럼 "나라가 위기인데 조기 대선 잿밥에만 관심을 둔다면 정권 재창출은 불가능하다." 지금은 조기 대선을 논할 때가 아니라 윤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국정조사 특위에서는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이 "윤 대통령이 국회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주장에 대해 "(김병주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회유당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반박하며 탄핵 사태의 본질을 파헤치려는 노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개별 의원의 몫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전한길 강사처럼 탄핵 저지를 위해 결집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위기는 정치권의 나태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은 치솟고 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미국 정치 무대로 복귀하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전략적 대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 부재, 국무총리 부재 속에서 국가 시스템이 흔들리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내부 분열과 기회주의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뿐이다.
지금 국민의힘은 전한길보다 못한가? 윤상현, 나경원, 임종득 의원처럼 탄핵 저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들은 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침묵하거나 오히려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정권 재창출을 원한다면, 먼저 윤 대통령 탄핵을 저지하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은 더 이상 국민의힘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행동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지금 국민의힘이 행동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