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리 언곡 마을, 농기계 구매 관련 서류 조작 의혹
경남 양산 원동면의 소규모 마을에서 송주법 지원금이 편취됐다는 의혹이 뒤늦게 알려져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양산시 원동면 선리 언곡 마을 주민 우모씨가 같은 마을의 송주법 지원사업 전 대표 최모씨와 농기계 판매자 김모씨를 지난 2월 27일 사기 등으로 고발함에 따라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다음 달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은 약 50가구가 거주하는 선리 언곡 마을에서 발생했다. 이 마을은 2017년부터 '송변전 시설 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송주법)에 따라 지원 대상이 되어 매년 2천여 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7일 우씨의 고발장에 따르면, 최씨는 2021년 11월 15일 1천562만원 상당의 동력예초기를 2021년도 4분기 공동지원 사업으로 한국전력공사 부산울산지역본부에 지원금을 신청해 그해 12월 교부받았다. 그러나 우씨가 양산시와 한전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해당 농기계는 이미 2020년 11월에 양산시를 통해 구입한 동일한 물품이었다.
당시 선리 언곡 마을은 밀양댐 상수원보호구역 지역주민 지원 사업을 통해 1천797만원 상당의 동력예초기를 밀양지역 대리점을 운영 중인 김씨로부터 구입해 사용하고 있었다. 우씨는 최씨가 1년 후 해당 농기계를 이용해 김씨와 함께 수십 차례에 걸쳐 서류를 조작하여 송주법 지원금을 수령했다고 주장했다.
우씨는 고발장과 함께 최씨가 발행한 동력예초기 사진, 견적서, 전자세금계산서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우씨는 "주민 대표로서 이런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주민 장모씨 등은 경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지만 마을이 분열되어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이번 경찰 조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본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무런 할 말이 없고 신문에 내지 마시오"라는 짜증스러운 말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취재가 불가능했다.
송주법 지원금 편취 의혹이 제기되자 한전 측의 부실 관리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 대표들이 서류를 갖춰서 신청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집행된다고 가정한다"며, "해당 마을의 관련 자료가 폐기돼 자료를 복사 제공했고 경찰의 참고인 조사에도 성실히 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저희 인원 5명이 4백여 마을을 관리하기 때문에 현장 조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